(서울=연합뉴스) 러시아의 공세 확대 계획에 따라 북한군과 우크라이나군의 본격적 교전이 며칠 내로 다가왔다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정보가 전해졌다.
취임 직후 종전을 공언해 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선 당선인의 구상에 따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교전은 전선을 따라 한층 격화하고 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관계자 등을 인용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군에 점령당한 쿠르스크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북한군을 포함해 5만명의 병력을 집결시켰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당국자들은 대규모 병력의 진격이 며칠 안에 이뤄질 것으로 보고 있다.
1만명 이상 규모로 파악되는 북한군은 쿠르스크 서쪽 끝에서 훈련받고 있으며, 러시아에서 군복과 기관총과 저격소총, 대전차 미사일, 로켓 추진 수류탄 등 장비를 공급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러시아군에 편입되지 않고 독자적인 부대에서 싸우며, 장갑차 지원은 받지 않고 경보병으로 전투에 투입될 것으로 미 당국은 보고 있다.
북한군은 러시아에서 포병 사격, 기본 보병 전술에 더해 참호전 훈련까지 받은 것으로 파악됐는데, 이는 북한군 중 일부는 우크라이나군의 진지에 대한 정면 공격에 투입될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쿠르스크는 자국 영토 방어에 주력하던 우크라이나가 지난 8월 기습적으로 국경을 넘어 점령한 러시아 서남부 지역으로, 한때 1천㎢가 넘는 면적을 점령하는 데 성공했다.
러시아는 병력이 동부 전선에 매여있는 탓에 쿠르스크 탈환을 여러 번 시도했으나 완전 탈환에는 실패했다.
러시아가 이번에 쿠르스크 탈환을 위해 확보한 북한군 등 5만명은 동부 전선에서 병력을 철수시키지 않은 상태에서 확보한 병력으로, 러시아는 쿠르스크 등 여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를 동시에 압박할 수 있을 전망이다.
내년 1월 취임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곧바로 끝내겠다고 장담한 트럼프 당선인의 구상으로 인해 우크라이나 전황은 격화일로다.
트럼프 당선자는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동부 영토를 포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도 포기하는 조건으로 종전을 압박하는 계획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그는 지난 9월 말 유세 때 러시아의 침공을 막기 위해 "우크라이나가 조금 (영토를) 포기했어야 했다. 최악의 협상도 지금보다 나았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우크라이나의 일부 영토 포기를 시사하기도 했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자는 당선 직후인 지난 7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이미 통화를 하고 전쟁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
트럼프 당선자가 우크라이나에 우호적이지 않은 상황에서는 현재의 전선이 국경으로 확정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는 조급해진 상태다.
우크라이나로서는 러시아 본토 점령지를 사수하면서 적을 한치라도 더 물러나게 하기 위한 총공세를 펼칠 수밖에 없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내년 1월 20일 퇴임 전에 우크라이나에 할당된 모든 지원금을 '적시에 전액' 지출해 우크라이나를 도울 예정이다
러시아 입장에서도 쿠르스크에서 승기를 잡고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확보하려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교전 격화는 불가피하다.
이미 여러 전선에서 공세를 강화한 러시아군에서는 하루 1천200여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것으로 전해졌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양측은 10일 새벽 개전 이래 최대 규모의 드론 공격을 주고받았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145대의 공격 드론을 출격시켰다고 밝혔고, 러시아는 6개 지역에서 우크라이나가 보낸 드론 84대를 격추했다고 전했다.
트럼프 당선자는 7일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에게 유럽에 주둔하는 미군을 거론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전쟁을 확대하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별 소용이 없었던 셈이다.
군사 싱크탱크인 '전략·기술 분석센터'의 루슬란 푸코프 소장은 "양측에 평화 회담의 가능성이 있다면 현재 가능한 모든 이득을 얻으려 하는 것이 당연하다"며 "러시아가 지상에서 이득을 얻으려고 노력하는 동안 우크라이나가 대응할 수 있는 최선의 기회는 드론 공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