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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기고】 죽을 때까지 배워라 / 김병연


나폴레옹은 생전에 8천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한다. 1769년에 태어나 1821년에 사망했으니 그의 생존 기간은 52년간이다. 그동안 8천여 권의 책을 읽었다고 하니 그는 한낱 전쟁광만이 아니었음을 말해주고 있다.
 
시저는 용맹스런 장군이자 지략이 출중한 정치가지만 그분도 독서광인 모양이다.
 
아무 책이나 무턱대고 읽는 것만이 능사가 아니라는 선현들의 경고가 있다.
 
흔히 가을은 독서의 계절이라고 해서 책 읽기를 권장한다. 그러나 가을에만 독서를 강조하는 것은 분명 잘못된 것이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독서는 생활 속의 습관이 돼야 한다.
 
사계절 모두 책을 읽은 사람이야 무어라 말하기조차 곤란하지만, 책과 멀어진 상태를 얼마만큼 부끄러워 할 줄 아는 사람도 여름은 독서와는 거리가 먼 계절로 생각하고 있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피서철 바캉스 용품매장을 지나가다 보면 붐비는 인파 속에서 무언가 씁쓰레함을 느끼게 된다. 한 계절의 즐거움을 위하여 소비하는 막대한 비용 가운데 단 몇 푼이라도 책을 사는 데 쓴다면 하는 작은 바람이 있다.
 
한 나라의 장래를 점쳐 볼 수 있는 바로미터는 독서열과 교육열이 얼마나 높은가에 달려 있다고 한다. 한국의 교육열이 세계에서 제일 높은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상대적으로 독서열은 형편없이 뒤져 있다는 것은 이미 통계로 산출되어 있다. 그렇게 높은 교육열이라면 독서율도 당연히 높아야 하거늘 현실은 정반대이다.
 
그것은 오늘날 한국의 학교 교육에 문제가 있음을 말해 주는 것이다. 독서는 자발성이 우선 요건이 된다. 스스로 읽고자 하는 의욕이 없으면 독서라는 행위는 이루어지지 않는다. 반면에 교육은 가르치는 자와 배우는 자의 상호작용으로 이루어진다. 그러고 보면 우리나라의 비정상적인 교육은 가르치려고 하는 의욕 과잉이 빚어내는 일시적인 특수현상은 아닌지 모르겠다.
 
도시의 찌든 공해를 벗어나 한적한 산야나 바닷가, 강물에 일상의 때를 씻는 것은 내일을 위한 휴식이다.
 
그러나 오늘의 바캉스 풍속을 보면 새로운 에너지를 충전하는 일이 되지 못하고 있다. 스트레스를 풀러 갔다가 오히려 스트레스만 한 아름 안고 왔다고 고백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긴 여름 잠깐만이라도 심신을 가라앉히는 사색의 시간을 만들 줄 알아야 한다.
 
시원한 나무 그늘을 찾아 책을 들여다보노라면 기세등등한 폭염은 어디론가 사라져 버린다. 읽는 사람의 마음이 책속으로 빨려 들어가면 들어 갈수록 더위가 비집고 들어 올 자리는 없어진다.
 
우리 속담에 ‘죽을 때까지 배우라’고 했다. 배운다는 것은 눈으로 익혀 마음으로 깨닫는 독서가 으뜸일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교육열에 비하여 형편없는 독서율을 보이는 것은 교육열 자체가 비정상적이라는 말과 다를 바 없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에너지, 불우한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인간애, 무한한 인내와 각고의 노력, 쓰러져도 다시 일어서는 강인한 정신력, 이런 것들이 한 인간 속에 융합되지 않고는 한 시대를 이끌어 나아갈 지도자가 될 수 없다.
 
용맹과 담력과 무예만으로는 영웅이 될 수 없고, 육신의 힘만으로는 타인을 지배할 수 없다. 핵폭탄 같은 정신의 힘이 뿜어져 나와야 한다.
 
어제와 오늘과 내일의 삶에 대한 깊은 통찰력과 에너지, 불우한 이웃을 사랑할 줄 아는 인간애, 끝 없는 인내와 각고의 노력, 쓸어져도 다시 일어나는 강인한 정신력, 이런 것들이 한 인간 속에 융합되는 인물이어야 국가를 통치할 수 있다.
 
적과 싸우면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나폴레옹은 손색없는 독서가였다. 영웅은 죽을 때까지 책을 읽고 배우며 그것을 바탕으로 올바른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사람이다.
 
죽을 때까지 배워라. 그래도 다 못 배운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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