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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롯데, '유동성우려' 잠재운다…자산재평가·매각에 투자 축소도(종합)

케미칼·건설·호텔·쇼핑 기업설명회…기관투자자 300여명 몰려
쇼핑, 7조6천억원 토지자산 재평가…호텔, L7·시티 매각 언급


(서울=연합뉴스) 롯데그룹이 '유동성 우려'를 잠재우기 위해 자산 재평가와 매각, 투자축소 등 자구책을 총동원하기로 했다.

롯데 주요 계열사들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교직원공제회에서 기관투자자 대상 기업 설명회(IR)를 열어 이런 자구 계획 등을 적극적으로 알렸다.

이날 설명회에는 기관 투자자 300여명이 몰렸다. 250석 자리가 일찌감치 차 수십명이 선 채로 설명회에 참가했다.

설명회에서는 롯데지주[004990] 주최로 롯데케미칼[011170]과 롯데건설, 호텔롯데, 롯데쇼핑[023530] 등 주요 계열사들이 나서 각 사의 재무 상태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전략을 설명했다.

앞서 롯데그룹은 최근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이슈가 발생하자 "유동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며 적극적인 진화에 나섰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각 계열사는 부채와 현금성 자산 등을 공개하고 경영 효율화 방향, 재무고조 개편 등을 제시해 유동성 우려를 불식시키는 데 힘을 줬다. 

롯데쇼핑은 15년 만에 7조6천억원 규모의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한다고 밝혔다.

자산 재평가는 자산의 실질 가치 반영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것으로 2009년 이후 처음이다.

재평가가 이뤄지면 15년간 폭등한 부동산 가격이 반영되면서 보유 토지 자산 가치가 대폭 늘어나 롯데의 재무 여건과 유동성이 한층 개선될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쇼핑은 자산재평가를 통해 자본 증가 및 부채비율 축소, 신용도 개선 등 재무 건전성 제고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자산 재평가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해외사업, 리테일 테크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효율적 투자비 집행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2009년 당시 실시한 재평가에서는 3조6천억원의 평가 차액이 발생하면서 부채비율을 102%에서 86%로 16%포인트 낮추는 효과를 거뒀다. 

투자은행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5년간 부동산 시장이 급팽창한 만큼 이번에 자산재평가를 하고 나면 롯데쇼핑은 상당한 재무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롯데백화점도 점포 효율화를 위해 부산 센텀시티점을 비롯해 실적이 부진한 점포 매각을 추진한다.

롯데케미칼은 석유화학 글로벌 업황 부진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으나 유동성을 충분히 확보해 회사채 원리금 상환에는 전혀 문제가 없음을 강조했다. 

다만 2030년에 들어서야 실적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현재 사업 수익과 비교해 투자 비용이 많이 드는 만큼 지출 감축 방안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롯데는 전날 롯데케미칼 회사채 이슈의 빠른 해결을 위해 롯데그룹의 상징인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시중은행에서 보증받아 회사채의 신용도를 보강하는 조건으로 사채권자들과 협의해 재무 관련 특약 사항을 조정할 예정이다. 

특히 회사채에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추가하면 해당 채권은 은행 채권의 신용도만큼 신용도가 보강되는 효과가 있다.

기한이익상실 우려가 발생한 회사채 규모는 2조450억원으로 현재 가치로 6조원이 넘는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은행 보증을 받으면, 사채권자들의 투자심리도 가라앉아 상환 요청은 없을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달 기준 롯데케미칼은 보유예금 2조원을 포함해 가용 유동성 자금이 모두 4조원이다. 

롯데케미칼은 앞서 기초화학 자산 경량화 등을 통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2030년까지 30% 이하로 축소하고 첨단소재의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매출 8조원으로 성장시키는 전략을 공개했다.

롯데건설은 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으나 현재 자체 보유 예금 등으로 유동성에는 문제가 없으며 부실 사업장 정리작업에 고삐를 죄기로 했다.

롯데건설의 1∼3분기 누적 매출은 6조284억원으로 최대치를 경신했으나, 부채 총계가 5조9천억원에 이른다. 

롯데건설 측은 서울과 수도권 중심으로 분양을 늘려 미분양 위험을 줄이고, 이자 비용 축소를 위해 부실 사업장을 정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롯데건설은 이날 지방 사업보다 수도권 사업 비중이 높은 만큼 시장이 우려보다 위험이 크지 않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호텔롯데도 부동산 자산이 상당한 만큼 롯데리츠(REITs·부동산투자신탁)와 협업을 포함해 유동성 확보 방안을 제시했다. 

호텔 브랜드 중에서 'L7'과 '시티' 자산을 매각하는 방안도 나왔다.

롯데는 각 계열사가 내세운 이런 자구책에도 유동성 우려가 진화되지 않으면 가용예금과 지분 매각 자금, 부동산 자산을 활용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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