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시사평론가 유창선(劉昌宣)씨가 22일 오전 11시46분께 지병으로 세상을 떠났다고 유족이 전했다. 향년 64세.
고인은 연세대 사회학과(79학번)를 졸업하고 민주화 운동에 참여했다. 이후 동 대학원에서 사회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0년 한국사회연구소 정치분과 연구원을 거쳐 1991년 '꼬마 민주당'에 입당, 이부영 의원의 보좌관을 지내며 여의도 정치에 발을 들였다. 1990년대 말부터 약 30년 간 시사평론가로 활동하며 '1세대 정치 평론가'로 불렸다.
한 편을 들지 않고 '균형'을 추구한 탓에 양쪽의 미움을 받기도 했다.
2022년 '조선일보' 인터뷰에서 "2007년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자, 내가 이전 정권 때 방송을 많이 했다는 이유로 몇 군데에서 하차시키더라. 2017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설 때 달라지기를 기대했는데 웬걸, 더 심했다.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에 나섰던 친문 스피커들이 방송을 독차지했다."며 "이명박 정권보다 문재인 정권의 배제 정서가 더 강했다"고 말했다.
또 "내가 그 지지층이 듣고 싶어 하는 얘기만 했다면 스타가 됐겠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무리 짓는 삶을 거부하고, 나를 지키는 외로운 자유를 택했다."며 " 내 SNS에서 사람들은 '누구 편이냐'고 물으며 난폭하게 싸우기 시작했다. 진영 대결에 대한 환멸이 더 깊어졌다."고도 했다.
2019년 뇌종양 수술을 받은 뒤 투병과 재활을 거치며 예술이 주는 위로와 치유에 관심을 뒀고, '오십에 처음 만나는 예술:가우디에서 임영웅까지 인생 후반전, 예술에서 삶을 재발견하다'(2024)를 펴냈다. 투병 와중에도 신문 기고를 멈추지 않았다.
지난 10일 '아주경제'에 실린 글에선 "실패한 내란의 책임자가 이렇게 대통령의 법적인 권한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은 정상적이지 않다"며 "한동훈 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이 내세우고 있는 것은 '질서있는 퇴진'이다. 여기에는 탄핵을 통한 대통령의 퇴진이 무질서한 과정이라는 의미가 실려있는데, 사실과는 전혀 다른 주장이다. (중략) 헌법과 법률에 따라 가장 질서있게 이루어지는 대통령 퇴진 방식이 아마도 탄핵일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저서로 '굿바이 노풍'(2007), '정치의 재발견'(2012), '이렇게 살아도 되는 걸까'(2016), '삶은 사랑이며 싸움이다'(2017), '나는 나를 위해 살기로 했다'(2019), '나는 옳고 너는 틀렸다'(2021), '나를 찾는 시간'(2022), '김건희 죽이기'(2023) 등이 있다.
빈소는 서울대학교병원 장례식장 12호실, 발인 24일 오전 10시20분. ☎ 02-2072-2033
※ 부고 게재 문의는 팩스 02-398-3111, 전화 02-398-3000, 카톡 okjebo, 이메일 jebo@yna.co.kr(확인용 유족 연락처 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