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2.15 (월)

  • 흐림동두천 1.2℃
  • 맑음강릉 7.1℃
  • 흐림서울 3.0℃
  • 구름많음대전 4.3℃
  • 맑음대구 6.9℃
  • 맑음울산 6.8℃
  • 구름조금광주 6.8℃
  • 맑음부산 7.6℃
  • 맑음고창 8.6℃
  • 구름조금제주 11.1℃
  • 흐림강화 1.2℃
  • 구름조금보은 3.5℃
  • 흐림금산 2.3℃
  • 맑음강진군 9.5℃
  • 맑음경주시 6.4℃
  • 맑음거제 6.6℃
기상청 제공

기고ㆍ투고

【기고】 개와 효(孝) / 김병연


개는 인간이 길들인 최초의 동물이다. 그래서 개는 최초의 가축(家畜)이다. 시기도 농업혁명 이전이라고 한다. 인간과의 친함이 유난히 강한 개는 사냥과 싸움 등 여러 가지 면에서 활용 가치가 매우 높았다. 인간과 소통이 가장 잘되는 동물로 주인을 따르는 충성스러운 존재였다. 언제나 살갑게 대하면서 개는 인간의 삶 깊숙이 들어와 짐승 중 가장 친숙한 존재로 자리매김하였다.
 
고고학적 유물뿐만 아니라 고대인(古代人)들의 회화(繪畫)에서도 볼 수 있는 개는 인간과 유독 친밀한 존재임을 알 수 있다. 옛날에도 개가 죽으면 사람처럼 예식에 따라 매장(埋葬)을 하는 경우가 있었다고 한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안 간다는 속담도 이를 증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고 보면 애완견(愛玩犬)에 대한 태도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듯 사회적 동물 인간의 역사와 개의 역사는 동반자(同伴者) 관계로 유서가 깊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개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그 종류 따라서 대접도 달랐다. 마치 그 옛날 신분(身分)에 따라 대접이 달랐던 인간처럼 개도 일상(日常) 속에서 견(犬)과 구(狗)로 구별(區別)되었다.
 
그런데 일상생활에서 견(犬)과 구(狗)를 달리 사용한 것은 흥미롭다. 견공(犬公)이란 의인화(擬人化)된 표현을 써가며 그 풍채와 지조를 강조했던 진돗개와 풍산개가 있고, 줏대 없이 마구 짓다가도 무서운 존재가 나타나면 꼬리를 슬그머니 내리는 일명 황구(黃狗)와 백구(白狗)도 있다.
 
아무튼 이제 개는 한갓 동물이나 가축이 아닌 가족이 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명칭도 개가 아닌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인생의 반려견(伴侶犬)이다. 애완견을 자식처럼 대우하며 부르는 것도 일상적인 일이 되었다. 몸이 불편한 사람, 독거노인의 반려자 견공(犬公)들의 감동적인 활약상은 사람보다 낫다는 칭송도 많이 듣는다.
 
개를 위한 카페, 병원, 놀이터, 유치원, 호텔은 물론이고, 마지막을 장식하는 장례식장, 납골당까지 사람 못지않은 대접을 받는 분위기이다. 각종 보험제도가 나오면서 개복지, 동물복지도 자연스러워졌다고 할 수 있다.
 
가족을 대신하는 애완견, 그렇다면 효(孝)와 사랑의 대상으로 애완견이 등장하는 것도 크게 어색하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자식의 부모에 대한 도리가 효(孝)이고, 그 전제조건 부모의 자식사랑이 가족문화의 중심이라면, 엄연한 가족의 일원이 된 개가 효(孝)와 사랑의 대상이 된 것을 어색하다고 할 수만은 없겠지만, 왠지 씁쓸하기만 하다.
 
사람과 사람을 이어주는 사랑과 공경의 효(孝) 개념이 사람과 개로 확대된 것 같다. 가족의 구성원으로 개가 등장하면서 벌어진 웃지 못할 현상이다. 개를 아끼고 사랑하는 것으로 자식사랑을 대신하고, 또 그 개가 인생의 반려자(伴侶者)로 외로움을 달래주고 자식들의 빈자리를 대신하며 효(孝)를 실천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자식들이 못하거나 안하는 일들을 개가 묵묵히 대신한다면, 그것은 통탄(痛歎)할 일인가. 아니면 고마운 일인가. 여기서 인간(人間)의 많은 고민(苦悶)이 필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이러한 새로운 환경에서 현대적인 효(孝)를 논(論)하며 인간의 사랑과 공경의 자리에 애완견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는 오늘의 상황이 서글프고 안타깝다. 그래도 사랑과 공경의 효(孝) 개념 중심에는 당당히 인간이 있고, 이를 끝까지 고수하며 추구해야할 사명이 인간에게 있는 것이다.
 
애완견은 똥 치우고 목욕시키지만, 대부분 부모의 대소변은 받아내지 못하고 목욕도 못 시킨다.
 
부모가 아프면 노환이라고 병원에 안 가지만, 애완견이 병나면 급히 병원에 간다는 어느 노인의 절규가 하루 종일 가슴을 먹먹하게 한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  




전국

더보기
합천군, 성산토성 학술자문회의 개최 및 현장 공개 【국제일보】 합천군은 12일 쌍책면에 위치한 합천 성산토성 발굴 조사 조사 현장에서 지역주민 및 연구자를 대상으로 그간의 발굴조사성과에 대한 현장 공개와 함께 전문가 학술자문회의를 가졌다. 발굴조사는 국가유산청 '2025년 사적 예비문화유산 조사 지원사업' 및 경상남도 '2025년 도지정유산 보수정비사업'의 국도비를 지원받아 조사를 진행했으며 경남연구원(원장 오동호)이 합천군의 의뢰를 받아 성산토성 북쪽 구간 일원을 대상으로 수행 중이다. 합천군은 성산토성의 국가사적 지정을 위한 조사지원과 더불어 학술자료 확보를 위해 꾸준히 노력해 왔으며, 이번 발굴조사를 통해 국가사적 지정 과정에서 핵심 보완사항으로 지적됐던 석성과 토성의 접한 구간 및 축성 관계를 파악할 수 있었다. 성산토성은 황강변 구릉에 자리한 가야시대 성곽으로 세계유산 옥전 고분군을 조영한 정치세력의 중심 지배 공간으로 파악되고 있다. 성 내부에서 확인된 제사유적, 특수건물지, 생활유적 등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조사 결과, 성산토성 북측 구간에서는 성의 안과 밖을 모두 돌로 쌓는 협축식(夾築式) 석성이 확인됐으며, 그 아래에서는 앞선 시기의 토성이 중복된 상태로 확인됐다. 석성은 너비 약 6m,

피플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