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바라보는 것, 세상과 사랑하는 것, 세상을 느끼는 것, 세상과 이별하는 것, 그리고, 나를 이기는 것.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삶은 누군가와 진정한 마음을 나누는 일만으로도 감히 행복하다고 논할 수 있다. 인생은 가장 찬란한 햇살을 보기도 하고, 가장 불행한 그림자로 뒤덮기도 하고, 조그만 행복으로 기쁨을 보기도 한다. 사실, 삶에 대한 진심을 가장 뒤에 쓰게 된 이유는 삶이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의미이기도 하고 하고 싶은 말들이 가장 많기도 한 진심의 가장 중요한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삶은 그 누구에게도 완벽한 행복을 주지 않는다. 세상은 타락과 위선이 만연하고 진실보다는 거짓이 더 많고 진심보다는 시기와 질투가 더 많다. 어쩌면 죽을 때까지 세상에 놓인 모든 장애물과 악과 싸우다 상처만 받고 가는 인생이라고 단정 지을 수 도 있다. 이렇게 생각하면 이 세상에 놓인 우리가 너무 불쌍하지 아니한가, 마음먹기에 달렸다. 너무 흔한 말이다. 그래도 마음먹기에 달렸다. 너무 쉽게 말하는 게 아니다. 어차피, 그 누구도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다.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안아 줄 수도 없다. 세상과 싸우고 삶의 진심을 찾고 안도의 안식처를 얻는 일은 오로지 나 홀로 해나가야 하는 일이다. 모순덩어리의 세상이다. 행복한 거 같지만, 행복하지 않고 기쁜 거 같지만, 기쁘지 않다. 모두가 원하
난 가을입니다. 가을마다 부서진 가슴을 주워 담습니다. 마지막 잎새처럼 내 곁에서 사라져 흩어져버린 낙엽을 가을마다 눈물로 주워 담습니다. 난 가을입니다.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생각해보니 오랜 시간이었다. 난생처음으로 부득이하게 독립을 하게 돼 지낸 세월이. 이제 와서 다시 동생이랑 살면서 처음 듣게 되는 얘기들이 있다. 원래부터도 몸이 약한 사람이었지만, 그래서 어릴 적부터 우리 집엔 항상 가사도우미가 상주했던 시절도 있었고, 세월이 흐르면서 출퇴근 하시는 도우미로 오시게 되기도 하였다. 난 이런 상황에 익숙해져 나 스스로 안도감을 만들고 방치시켰다. 철이 없었던 나이였지,라고 하면서. 너무 어리석었다. 내가 나가서 사는 동안 병환이 더 깊어진 것도 모르고, 아니, 모른체했겠지! 그렇게 나가서 산지 7년 만에 엄마는 가셨다. 병원 들어가시기 일주일 전에 안부차 전화를 했다. 목소리가 안 좋았다. 〃어디 아파?〃하고 물었다. 〃아니, 그런데 내가 오래 못 살 거 같아..〃하고 엄마가 내게 말했다. 난 〃무슨 이상한 소리를 해?〃라고 했다. 그리고, 일주일 후에 병원에 들어가셨고, 거짓말처럼 두 달 만에 떠나셨다. 그 해 가을에. 숨이 끊어지는 순간까지 함께 했다. 그 장면은 외상 후 스트레스처럼 나에게 트라우마로 남았다. 죄책감과 함께. 오늘 동생이랑 아빠 저녁상을 차리다가 옛날 얘기가 나왔다. 〃언니! 아빠가 미역국을 싫어하는 이
그냥 가만히 있어도 스며드는 사랑이 있다. 위험하리만큼, 첫사랑의 경우가 그렇다. 그 스며듦에 평생을 가져갈 수도 있는 위험한 감정이기에. 우린 대부분 첫사랑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칭한다. 왜? 가장 숭고해 보이기에. 나에게 첫사랑은 숭고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고 아프기만 했다. 그래서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어릴 적 감정의 경험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첫사랑은 진심의 감정일까? 다른 사랑들과 비교해 봤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의 아련함과 미소가 생기면 그 사랑이 그 당시엔 아프게 끝났어도 감히 진심의 사랑이라 여기고 살아도 된다. 우리는 그래야 살 수 있기에. 진실보다도 더 무서운 건 진심이기에. 진심이라고 여겨야, 언제나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첫사랑을 어린 시절의 어리숙한 풋내기 사랑이라고 말하고 그 다친 마음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아 진심으로 포장해서 왜곡시켜야 살 수 있기에.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그대의 하찮은 마음을 우리의 진심이라 여겼던 나의 애절한 슬픈 망상에서 깨기까지.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내가 널 바라보고 있는 이 순간이, 한낮의 별을 보는거같은 가슴 터질듯한 행복에서 헤어 나오지 않길.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안개처럼 너에게서 사라지는 아련한 존재가 되기 위해 깃털보다도 가벼운 몸짓으로 몸부림치는 가여운 사랑.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청춘의 시작과 끝이 같았다면, 난 그 시작과 끝을 너로 담고 싶었었다고 이제와 후회의 고백을 해. 그때 난 어린 용기만 가진 겁쟁이였기에, 진심을 전하는 건 엄청난 용기가 필요한 일이었거든. 김별 | 글 쓰는 연주자
마음에서 멀어졌어야만 했던 구차한 변명 중에, 나의 진심마저도 어디까지인지 가늠하지 못하면서 그에게 진심을 운운하던 그 철없던 청춘의 미련들을 이제 와서 주워 담기 시작했다.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