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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진정한 자식사랑

                                                진정한 자식사랑
                                    

                                                                              김병연
                                                                              시인·수필가 



필자는 동물의 생태를 다룬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즐겨 본다. 야간의 활동상까지 추적해 영상으로 담아내는 기술과 끈기에 감탄하면서 텔레비전의 화면을 보다 보면 동물이 살아가는 의외의 모습에 놀라기도 한다. 특히 어린 새끼를 길러서 독립을 시키기까지의 과정에서 어미가 기울이는 정성과 주도면밀함에 감명을 받을 때가 많다.


동물은 새끼가 아주 어릴 때까지는 먹이를 구해다 새끼가 먹기 좋도록 만들어 직접 먹여주지만 어느 정도 자란 다음에는 스스로 먹도록 하고 더 자라면 먹이를 스스로 구해 먹는 방법을 훈련시킨다. 새끼는 자립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마침내 어미 곁을 떠나 독립생활을 하게 된다.


사람이 자식을 기르는 과정도 이와 별로 다를 바 없다고 하겠다. 양육기간이 동물보다 길고 많은 사람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교육을 시킨다는 점이 다르다면 다를까.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과 기르는 정성이 동물보다 더하다 하기 어렵고 가르치는 근본 목적도 다르다 하기 어려울 듯싶다. 다만, 인간이 사회라는 조직 속에서 좀 더 복잡하고 다양한 양태의 삶을 살아가는 특성 때문에 가르치는 방식이나 내용에 차이가 있을 뿐 살아가야 할 환경에 적응하면서 스스로의 삶을 꾸려나갈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가르치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언제부터인가 우리 사회에는 자식에게 스스로 살아가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가능하면 오래오래 먹이를 먹여주려 하고, 사회라는 환경에 인간답게 적응하며 사는 방법을 가르치기보다 자신만을 귀하게 여기는 태도를 은연중에 길러주는 경향이 두드러져 가고 있다.


어린 자식이 음료수병, 과자봉지, 껌종이 등의 쓰레기를 거리나 공원에 버려도 나무라지 않는다. 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이나 건물의 복도에 버려도 그냥 둔다.


길거리에 나가보면 운전자 중엔 담배를 차안에서 피우고 차창 밖으로 담배꽁초를 버리는 운전자가 부지기수이다. 차창 밖을 쓰레기장으로 착각하고 사는 것 같다. 차에 탄 아이들도 예외가 아니다. 차를 타고 가면서 껌종이나 과자봉지 등의 쓰레기를 차창 밖으로 마구 던진다. 부모의 그런 행위를 수도 없이 봐 왔을 테니까 아주 자연스러운 일상이 된 것이다.


행락철 유원지에는 놀고 간 흔적들이 역력하다. 빈병, 휴지, 남은 음식물 등이 바로 그것이다. 먹고 마시며 즐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자식이 보는 앞에서 화투놀이나 즐기면서, 선생 욕이나 하면서 공부하라고 한다. 그러니 부모와 선생님의 말씀을 우습게 알고 따라주지 않는다.


부모의 언행은 최상의 인성교육이다. 내가 바람풍하면서 너도 바람풍하라고 해도 잘 안하는 세상인데 나는 바담풍하고 너는 바람풍하라고 하니 할 리가 없다.


전술한 몰지각한 행동과 자식의 잘못된 행동을 방관하는 것은 빗나간 자식사랑이다.


고슴도치도 제 새끼는 예쁘다고 하는데 사람이 어찌 제 자식이 예쁘지 않을까. 하지만 무조건 예쁘다고 물고 빨기만 하는 것은, 마냥 예쁘다고만 하는 것은 자식사랑이 아니라 자식을 망치는 것이며 사회를 망치는 것이다.


자식을 사랑한다면 어느 정도의 사리 분별력이 있는 만 세 살 경부터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왜냐하면 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고 중학생만 돼도 잘못된 행동을 회초리로 바로잡기는 어렵고 말로 바로잡기는 더욱 어렵기 때문이다.


진정한 자식사랑은 고기를 잡아주는 것이 아니라 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주는 것이며 자식의 잘못을 바로잡아주고 자식 앞에서 언행을 바르게 하는 것이다.




전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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