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4.14 (일)

  • 흐림동두천 1.0℃
  • 흐림강릉 1.3℃
  • 서울 3.2℃
  • 대전 3.3℃
  • 대구 6.8℃
  • 울산 6.6℃
  • 광주 8.3℃
  • 부산 7.7℃
  • 흐림고창 6.7℃
  • 흐림제주 10.7℃
  • 흐림강화 2.2℃
  • 흐림보은 3.2℃
  • 흐림금산 4.4℃
  • 흐림강진군 8.7℃
  • 흐림경주시 6.7℃
  • 흐림거제 8.0℃
기상청 제공

기고ㆍ투고

【기고】 무제(無題) / 김병연


자연(自然)은 평화롭기만 하다. 때가 되면 어김없이 꽃이 피고 꽃이 지고 열매를 맺는다. 꽃을 밟고 올라오는 나무도 없고, 잔 나뭇가지를 부러뜨리지 않는 큰 나무는 홀로 푸르지 않다.


끝없이 늘어선 가로수나 호수 주변의 벚꽃도 아름답지만, 가로등이 켜진 뒤 만개한 벚나무 아래서 고개를 젖혀 올려다보면 하늘 가득 꽃 잔치가 펼쳐진다. 가지와 가지 사이에 달이라도 들어오면 달을 품은 벚꽃이 연출된다. 나무 아래에서 올려다보고 한 걸음씩 움직여 보면 다른 가지 사이로 따라와 벚꽃에 안기는 달을 보게 된다.


여러 종류의 꽃 중에 벚꽃만큼 화사한 꽃이 또 있을까. 벚꽃이 만드는 따뜻하고 화사한 그늘, 작은 벚꽃이 모여 만드는 꽃그늘 아래에서는 모두가 아름답고 환하고 마음이 설렌다.


장미는 붉고 희고 화려하고 아름답지만, 그늘을 만들지는 못한다. 벚꽃은 아주 조그만 꽃들이 알알이 뭉쳐져 커다란 하나의 꽃이 될 때 아름다움은 배가 된다. 벚꽃이 아름다운 이유는 여기에 있다. 벚꽃이 만드는 그늘, 그 그늘은 느리고 화사하다. 그 느린 그늘이 우리를 감쌀 때 우리는 세상 속에서 인생의 달리기를 멈추고 잠시 쉴 수 있다.


우리는 늘 달리고 있다. 마치 멈추면 쓰러지는 팽이처럼 스스로를 채찍질하며 돌리고 괴롭히며 오늘을 살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남과 같이 살아야지 하면서도 실상은 주위 사람보다 내가 더 우월해야 스스로 만족한다.


나무와 꽃이 자라고 피고 새가 울고 다람쥐가 노니는 산은 생명체의 시네마스코프다. 산은 철 따라 꽃이 피고 열매를 맺으며 아낌없이 버리는 철학의 산실이고 침묵을 통한 무언의 웅변을 하고 어머니의 가슴 같고 만년을 믿어도 좋은 친구 같으며 청순한 처녀 같은 영원한 연인의 모습이다.


산(山)은 인간에게 무한한 깨우침을 주는 진리의 보고(寶庫)이며 찬란한 시(詩)이고 아름다운 예술이다. 인간의 정신적 고향이고 육체의 귀의처이다. 정직과 순리와 진리의 화원이다. 광의로는 인간도 자연에 속하지만, 인간은 사고력을 갖고 말을 하며 문자를 사용하는 존재라는 점과 모든 생명체가 인간에 의해 가치와 의미가 정립된다는 점에서 다른 생명체와는 분명히 구별되고 있다.
 
인간은 자연을 가까이하는 삶을 영위해야 한다. 봄의 화초처럼 생명의 가치를 드러낼 수 있고, 여름의 녹음처럼 우거질 수 있으며, 가을의 산처럼 열매를 생산할 수 있고, 겨울의 지구처럼 인내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면서 늦가을의 나무처럼 아낌없이 버릴 수 있어야 하고, 한겨울의 대지처럼 다가올 봄에 내놓을 생명체(生命體)를 위해 긴 인고(忍苦)의 시간을 보낼 수 있어야 한다.


인간은 자연에서 태어난 존재이다. 그렇기 때문에 자연 속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 학창시절 배운 숲에 대한 지식이 아니더라도 숲이 주는 고마움에 대해 우리는 알고 있다.


흔히 정신은 고결하고 물질은 천박한 듯 말하지만 그 또한 편견이다. 왜냐하면 인간은 빵 없이는 살 수 없지만, 빵만으로도 살 수 없기 때문이다.


과유불급(過猶不及), 즉 지나친 것은 모자람만 못하다는 것이다. 지나치게 많은 것보다 다소 모자란 듯한 것이 낫다는 의미이다. 요컨대 위만 쳐다보고 사는 사람은 언제나 갈증을 느끼지만, 아래를 보고 사는 사람은 여유가 있어 너그러워진다.


부(富)와 권한과 권력은 남을 위해 쓰여질 때 아름답고, 양심(良心)은 이기적 양심이 아닌 이타(利他)적 양심일 때 아름답다. 자신만을 생각하는 이기적, 소극적 행태의 사고(思考)로는 행복할 수 없다.


김병연 | 시인/수필가





전국

더보기
인천시교육청, 인천디지털교육지원단 워크숍 개최 인천광역시교육청(교육감 도성훈)은 지난 11일 인천비즈니스고등학교 대회의실에서 초·중·고교 관리자 8명과 초·중·고·특수교사 50명 등 인천디지털교육지원단을 대상으로 워크숍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인천디지털교육지원단은 정책학교 컨설팅, 교수학습자료 개발TF 및 AI융합교육과 디지털팀의 각종 사업과 행사 지원 등의 활동을 전개한다. 워크숍은 →김종범 선임연구관의 '디지털교육 최신동향 및 정책 톺아보기' 연수 →인천디지털교육지원단 주요과업과 컨설팅 활동 사례 발표순으로 진행했다. 또한 자문위원으로 위촉된 관리자 8명과 팀별 매칭을 통한 커뮤니티 조직을 안내하고, 디지털교육지원단 전체를 대상으로 위촉장을 수여했다. 이후에는 팀별 협의회를 통해 1년간 운영할 컨설팅 활동과 자체 역량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워크샵 참가 교사는 "최근 강조되고 있는 디지털 역량과 AIDT 사업 등 최신 정책동향에 대해 자세히 알게 돼 좋았다"며 "무엇보다 같은 관심사를 가진 교사들과 커뮤니티를 이뤄 지속적으로 배우고 나눌 수 있다는 게 기대된다"고 말했다. 인천시교육청 관계자는 "초연결시대로 불리는 현재 믿어야 할 것은 소통과 개방의 리더십과 커뮤니티를 통한 나눔의 힘"이라며 "각자의

피플

더보기
유인촌 장관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첫 방문은 밀양~통영 “로컬 100 현장을 직접 찾아 문화로 지역에 가고, 머물고, 살고 싶게 만들겠습니다.”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이 21일 오전 서울역 3층 ‘로컬100’ 홍보관 앞에서 ‘로컬로’ 캠페인의 시작을 알렸다. 문체부는 지난 10월 지역의 문화 매력을 찾아내고 지역 문화의 가치를 널리 알리기 위해 지역 문화명소, 콘텐츠, 명인 등을 로컬 100으로 선정했다. 앞으로는 지역문화자원에 기반을 둔 ‘로컬100’을 국내외에 집중 홍보해 내외국인의 지역 방문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다. 그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는 밀양시, 코레일관광개발, 지역문화진흥원과 ‘로컬100 기차여행-밀양편’을 출시하고, ‘로컬100’이 있는 지역을 방문하자는 캠페인 ‘로컬100 보러 로컬로 가요(이하 로컬로)’를 이날부터 내년 12월 말까지 진행한다. ‘로컬로’ 캠페인은 국내외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개인 또는 기관의 누리소통망(유튜브, 인스타그램, 카카오톡, 페이스북 등)에 ‘로컬100’ 지역 방문 인증 사진 또는 영상 등을 게시하고, ‘로컬100’, ‘로컬로’ 또는 ‘로컬100’ 방문 장소 이름 등을 핵심어로 표시(해시태그)하면 캠페인에 참여할 수 있다. 게시물과 함께 캠페인에 동참할 지인 2명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