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가만히 있어도 스며드는 사랑이 있다.
위험하리만큼,
첫사랑의 경우가 그렇다.
그 스며듦에 평생을 가져갈 수도 있는
위험한 감정이기에.
우린 대부분 첫사랑을 가장 아름다운 사랑이라 칭한다.
왜?
가장 숭고해 보이기에.
나에게 첫사랑은 숭고하지도 않고
아름답지도 않고 아프기만 했다.
그래서 불행하다는 건 아니다.
어릴 적 감정의 경험들은
어른이 되었을 때 나를 지킬 수 있는 무기가 되기도 한다.
첫사랑은 진심의 감정일까?
다른 사랑들과 비교해 봤을 때,
조금이라도 마음의 아련함과 미소가 생기면
그 사랑이 그 당시엔 아프게 끝났어도
감히 진심의 사랑이라 여기고 살아도 된다.
우리는 그래야 살 수 있기에.
진실보다도 더 무서운 건 진심이기에.
진심이라고 여겨야,
언제나 새드엔딩으로 끝나는 첫사랑을
어린 시절의 어리숙한 풋내기 사랑이라고 말하고
그 다친 마음들을 하나하나 주워 담아
진심으로 포장해서 왜곡시켜야 살 수 있기에.
김별 | 글 쓰는 연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