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7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미국 대선 결과와 관련, "우리 국민 경제 손실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도로 노력 중"이라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한 기자회견에서 트럼프 2기 집권 시 수입 관세 등을 적용해 한국 경제에 불확실성이 가중될 것이라는 지적에 "바이든 정부 때와 똑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미 리스크 헤징(위험 회피·적정 배분)을 위한 준비는 오래됐다"며 이같이 답했다.
◇ "중국에 슈퍼관세 붙이면 中 덤핑 등 간접적 효과가 문제"
윤 대통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는 어쨌든 수출로 돈을 많이 벌어야 한다"며 "이제 실제 트럼프 당선인을 직접 만나봐야 하고, 실제 정책을 구체적으로 수립해 밀어붙이는 참모들과 (미국) 정책 우선순위에 먼저 대응해야 해서 정부가 바쁘다"고 덧붙였다.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기간 언급한 '슈퍼 관세'에 대해서는 "10∼20%의 보편관세를 하게 되면 어느 나라나 똑같이 적용되기 때문에 큰 영향은 없다"면서도 "만약 중국에 60%에 달하는 슈퍼관세를 붙이면 중국은 국제시장에서 덤핑하게 될 텐데 그런 간접적인 효과가 더 문제"라고 우려했다.
◇"트럼프 잘 아는 사람들, '한국 기업 피해 안 가게 잘 풀 것' 얘기"
윤 대통령은 개인적인 유대 관계를 중시하는 트럼프 당선인과의 우정을 어떻게 다져나갈 것인지에 대한 질문에는 "미국의 여야 상·하원 의원들로부터 트럼프 당선인과 '케미가 맞을 것 같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별문제 없이 잘 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윤 대통령은 관계를 맺고 있는 트럼프 당선인 측 인사로 빌 해거티 상원의원,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국가안보보좌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 더그 버검 노스다코타 주지사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어제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던 시점부터 잘 알고 지내던 분들이 트럼프 당선인이 한국에 전화할 수 있게 전화번호를 달라고 요청하더라"며 "그렇게 해서 전화번호를 보내줬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또 "제가 트럼프 당선인이 이야기하는 어떤 정책들은 한국 기업에 불리할 것 같아 걱정이라는 이야기를 하면, 그분들이 '걱정하지 말아라. 한국 기업에 크게 피해가 안 가게끔 여러 가지 잘 풀어나갈 것이다'라는 얘기를 계속하더라"고 전했다.
◇ "트럼프 '美조선업, 한국과 협력' 말씀에 '우리도 적극 참여' 얘기"
트럼프 당선인과의 대북 공조에 대해서는 "트럼프 당선인은 대통령 시절 비핵화를 위해 노력했는데 어떻게 보면 너무나 큰 실망을 한 것"이라며 "금명간 북한의 핵기술과 역량이 어느 정도 변했는지 보고를 받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 보고를 받고 나면 양자로 하든, 일본 이시바 총리까지 셋이 하든, 만날 기회가 있을 것"이라며 "그때 더 의미 있는 내밀한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윤 대통령은 트럼프 당선인과의 전화 통화 내용도 소개했다.
윤 대통령은 "당연히 축하 인사를 먼저 했고, 한미동맹을 바탕으로 강력한 연대와 파트너십을 갖자는 이야기도 나왔다"며 "한미일에 대한 이야기도 조금 했는데 아마 트럼프 대통령 시기에도 한미일 삼각 협력은 잘 진행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트럼프 당선인이 '미국의 조선업이 많이 퇴조했는데 한국과의 협력이 중요하다'고 말씀했다"며 "그래서 '우리도 미국의 경제와 안보를 위한 일이기 때문에 적극 참여하려고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 "北 파병군, 현대전 경험 쌓으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
우크라이나 지원과 북한의 러시아 파병에 대한 대응 수준을 묻는 질의에는 "북한군이 현대전에 대한 경험을 쌓게 되면 우리 안보에 치명적인 문제가 될 수 있다"며 "종전과 같은 인도주의·평화주의 관점의 지원에서 북한군의 관여 정도에 따라 단계별로 지원방식을 바꿔 나갈 것"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상황을 봐야 할 것 같지만 무기 지원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며 "만약 무기 지원을 하면 방어무기부터 우선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이 평양에 한국 드론이 날아왔다며 억지 주장을 펴는 데 대해 입장을 밝히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북한은 드론 공격을 10번이나 했고 7천개가 넘는 오물 풍선을 살포하고 GPS 교란도 했다"며 "북한이 그러고 있는 마당에 적반하장식 억지 주장에 일일이 대응할 가치가 없다"고 말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의료 개혁과 관련한 질의에 "상급병원 구조 전환, 실손보험 개선 등 법을 개정하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 중심으로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고 밝혔다.
3분기 성장률이 예상치보다 낮게 나온 데 대해서는 "3분기는 전 분기 대비 조정 차원으로 보면 될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이 2.0% 정도 되는데 올해 연말까지 계산하면 2.0%는 충분히 상회할 수 있다고 본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