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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곡선의 삶 / 김병연

직선은 두 개의 점을 잇는 가장 짧은 하나의 선이다. 우리는 직선에 친숙하다. 건물은 직선의 조합으로 반듯하고 높게 올라간다. 길도 직선으로 뻗고 가로등도 직선이다. 건물에 들어서면 4각의 대리석을 밟고 4각의 기둥과 벽을 대하게 된다. 내비게이션에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가장 짧은 길을 안내한다. 직선적 환경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다.


낮에는 사냥하고 밤에는 쉬던 시대의 시간은 낮과 밤으로 구별되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욕구의 증가는 시간을 톱니바퀴로 표시하는 직선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시간은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결국 단위시간에 누가 더 많은 것을 갖는가를 계량하게 되고, 크고 작음의 비교는 한없는 욕망을 만들어나갔다. 결국 기준이 되는 직선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수많은 직선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찾아 직선으로 움직인다. 폭포가 그렇고 유리창의 빗물은 직선을 그린다. 하지만 강은 굽이굽이 돌아 흐른다. 높은 산정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내려다보면, 멀리 구불구불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강을 보게 된다. 평탄한 평야에서도, 산과 산 사이에서도 구불구불 흐르는 강은 평화를 느끼게 한다. 구부러진 강은 땅을 만들고 물을 공급하여 마을을 만든다. 강은 휘어져 흘러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키운다. 굽어서 온전히 자기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다.


우리는 가끔 자신의 삶을 뒤돌아본다. 그러나 출발점도 도착점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지만, 휘어진 강물에서 바다가 잘 보이지 않듯이 목표는 멀리만 있는 것 같다. 올림픽에 출전한 선수들의 금메달이란 위대한 성취에 힘찬 박수를 보내지만, 그들의 완벽한 근육과 성과 뒤에 숨어 있을 과거의 나날들을 그려본다. 팔이 빠지고 근육이 파열되고 피로에 지친 몸, 그들은 훈련 중 무엇을 보았을까. 꿈이 크면 시련도 크다.


물의 양이 많고 거세면 더욱 굽어져, 곡류(曲流)를 만들어 가야할 방향과 다른 방향으로 흐른다. 부딪치면 피하고, 멀어지면 인내하고, 늦어져도 서두르지 않으며 묵묵히 자기의 일을 다하는 강물…


휘어져 이루어지는 목적 달성은 완벽하다. 강은 물론이고 뒤틀린 소나무에서도 궁극적 온전함을 본다. 대나무 숲에 들어가면 직선뿐인 듯싶지만, 대숲을 위에서 내려다보면 그 끝은 적당히 굽어 쉼 없이 바람에 춤추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모든 것들에서 직선과 곡선의 어울림 속에서 아름다움과 여유와 희망을 보게 된다.


멀리가려면 돌아가라는 말이 있다. 직선의 시대에 이 말은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너무도 크지 않은가.


어느 경우에도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강물은 어떠한 장애물에 부딪치며 굽이굽이 돌아가도 결국은 바다에 도착한다.


우리는 지금 무엇을 향해 그렇게 바쁜 삶을 살고 있는 것일까. 여유롭게 그러나 도도하게 구불구불 돌아 흐르는 강물 같은 곡선의 삶을 살 수는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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