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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칼럼] 인간, 동물일까 아닐까 / 김병연

필자의 어린 시절에는 마을 주변의 산에서 시사(時祀)를 지내면 동네 아이들이 시사 지내는 옆에서 기다리고 있다가 시사가 끝나면 시사 지낸 음식을 한 목기(木器)씩 받아와 맛있게 먹었는데, 어린 동생이 있는 아이들은 동생을 업고 가서 동생의 몫으로 한 목기 더 받아와 먹었다.

필자는 어른들이 집에 계실 때 시사를 지내면 시사 음식을 받으러 갈 수가 없었다. 그런 음식을 받아다 먹었다가는 거지처럼 그런 걸 왜 받아오느냐고 혼쭐이 나기 때문이다. 그것은 양반은 얼어 죽어도 겻불은 안 쬔다는 우리 속담처럼 사람이 체면을 깎는 일을 해선 안 된다는 교육이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나는 청주의 봉명동에 단독주택을 구입하면서 채무가 800만 원 있었다. 월급쟁이로서 수입을 늘릴 수는 없고 지출을 줄일 수밖에 없었다. 그 당시 구내식당에서 1200원이면 사먹을 수 있는 점심을 굶었고 동료들이 점심을 거르는 것을 알고 점심을 사주려고 했지만 따라가지 않았다. 배는 고프지만 자존심이 허락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 때는 돈이 없어 6개월 정도 하루 한 끼도 못 먹는 날도 있었고 하루 90원짜리 빵 한두 개로 식사를 해결하기도 했다. 하지만 배가 고파도 배고픈 내색을 일체 하지 않았다. 체통을 지키기 위해서였다.

잔칫집에 3만원 부조하면서 자식을 둘씩이나 데리고 가 식사를 하는 사람, 잔칫집에 5만원 부조하면서 성인 4식구가 가서 12만 원어치 식사를 하는 사람을 볼 때면 체통을 지킬 줄 모르는 불쌍한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K씨는 동기생들을 세 번 초청해 술을 샀는데 동기생인 P씨가 한 번은 차를 운전하고 온 아내와 함께 참석했다. P씨가 친구들에게 식사 대접을 하거나 술대접을 하는 것은 본 적이 없고, 그런 일이 있었다는 말을 들은 적도 없다. 그런데 P씨는 K씨에게 "친구들에게 술 한 잔 사"라고 말한다.

K씨는 P씨에게 17년 동안 해마다 한두 번씩 식사 대접을 하거나 술대접을 했다. K씨는 P씨의 집들이 때는 봉투(20만원)도 줬고 P씨가 상을 당했을 때는 부조도 10만원 했고 P씨의 아들이 K씨의 직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할 때는 돈도 2만원 줬으며 P씨의 처제 결혼에도 부조를 했다. 하지만 P씨는 K씨에게 한 번도 식사 대접이나 술대접을 하지 않았고 K씨의 잔치에 부조는 5만원했다.

P씨가 형님 댁에 부모님 제사를 지내러 올 때 형님과 같은 아파트에 사는 K씨의 집을 한 번 쯤은 방문하는 것이 상식일 터인데 그렇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P씨의 K씨에 대한 심한 술주정으로 P씨의 본심을 알게 된 K씨는 醉中妄言이기도 하지만 醉中本心이라는 것을 알고 결국 그와의 마음속 결별을 했다.

P씨와 같은 사람들은 머릿속에 부자정신은 없고 거지정신과 이기심만 있는 체통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이다.

어차피 장거리를 자가용 승용차로 가면서 동승한 지인이 고속도로통행료라도 내주기를 바라는 사람도 체통을 지킬 줄 모르는 사람이다.

자식은 부모를 닮기 때문에, 내가 체통을 지킬 줄 알면 자식도 체통을 지킬 줄 안다.

뭐니 뭐니 해도 사람은 체통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그래서 인간이 생물학에선 동물이지만 사회학에선 동물이 아니다.

김병연 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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