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마지막 / 김병연
내 인생,
마지막을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인생이란 것이
태어나는 순간부터
북망산을 향해
달려가는 과정이지만
계절은
봄보다 가을이 아름답고
태양은
뜰 때보다 질 때가 아름답다고
마지막 순간에도 말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석양의 꼬리를 잡고도
화안한 얼굴로 이별가를 부를 수 있는
그런 사람이었으면 참 좋겠습니다
코스모스 / 김병연
코스모스가
춤을 추고 있습니다
빠알간 양산을 편 채
하아얀 양산을 편 채
코스모스가
함께 걸어가고 있습니다
빠알간 양산을 편 채
하아얀 양산을 편 채
코스모스,
불면 날아갈 듯 가녀린 몸매
순정을 바친 소녀처럼
살랑살랑 고운 미소 지으며
다가오는 아름다운 무희
코스모스 피면
신선한 바람 불고
사랑과 낭만이 흐른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