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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ㆍ투고

【기고】 행복한 장수(長壽), 그리고 칭찬과 봄날 / 김병연


노인이 빨리 죽고 싶다는 말은 세상에 회자되는 세 가지 거짓말 중 하나이다. 사람은 누구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이 있다 보니 아무리 늙고 사는 게 힘들다고 해도 정말로 죽고 싶은 사람은 없을 것이라는 의미에서 장수(長壽)에 대한 욕심은 충분히 이해가 된다.
 
건강이 우리 삶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엇보다 크게 자리하는 시대이다. 건강의 소중함이야 어떤 방식으로 얘기해도 부족함이 없는 것, 건강을 잃은 사람 앞에 돈과 명예는 한낱 무용지물이라는 얘기는 앞으로 더욱 실감할 사실이다. 신문, 방송 할 것 없이 건강 정보가 넘쳐난다. 사람들은 수시로 건강을 점검하고 어디서나 중요한 화두로 삼는다. 그리고 각자의 방식으로 건강을 지키려고 노력한다. 몸에 좋다는 건강식이 오히려 주식인 밥의 의미보다 더 우위에 있는 상황이 되었으니 명실공히 주객이 전도되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물리적인 수명이 늘어난 것은 이미 입증된바, 이제 관건은 얼마나 건강하게 오래 사느냐다. 혹자는 장수는 오히려 재앙이라며 건강을 잃어버린 후의 긴 수명이 가져다주는 고통을 역설한다. 경제력이 없는 상태, 자식으로부터의 소외, 그리고 인권의 상실 등 건강을 잃은 장수는 오히려 불행하다는 말은 진실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세라고 한다. 하지만 실제 건강수명은 73세이다. 9년이라는 격차를 어떻게, 어떤 방법으로 메꾸느냐가 관건이다. 진정한 고령 사회 진입을 앞두고 우리 사회는 물론 개인이 치러내야 할 과제다. 9년이라는 격차 동안 아프거나 다쳐서 정상적인 생활을 못 한다는 가정 하에 그저 화학적으로 숨만 쉬는 장수는 구차한 목숨의 연장밖에 더 되겠는가.
 
현재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대부분의 국가는 만 65세를 노인으로 구분하고 각종 혜택을 주고 우대를 한다. 겉보기엔 건장한 중년인데 노인이라며 지하철을 공짜로 타고 여러 가지 복지 차원의 혜택을 누린다. 그러니 여기저기서 노인 나이를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또한 스스로 노인으로서 누리는 혜택을 거부하는 사람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하철 회사의 손실을 생각해서 무료카드를 거절하고 자진해서 요금을 내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고 하니 조만간 노인 나이 상향은 무리 없이 진행될 것도 같지만, 정치인의 입장에서 보면 다음 선거에서 표를 잃어야 하니 결코 그렇게 쉽지는 않을 것 같다.
 
늙는다는 것은 슬픈 일임엔 틀림없다. 연로한 노인의 하루하루 달라지는 모습을 봐도 그렇고, 나 스스로도 조금씩 신체적 변화나 심리적 변화를 겪게 되는 것만 봐도 나이 듦이 주는 서글픔을 충분히 느낄 수 있다.
 
생로병사는 인간사에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지만 어떻게 대처하고 꾸려 가느냐에 따라 그 차이는 크다고 생각한다. 사는 동안 어떤 것에 중점을 두고 밸런스를 맞추고 사느냐는 순전히 개인의 선택이며 몫이지만 결국 건강하게 사는 일이 가장 행복한 삶이라는 의견에는 이의가 없기에 우리는 돈과 명예보다는 결국 건강에 초점을 맞출 수밖에 없는 것 같다.
 
스스로 노인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훨씬 건강하다는 결과가 나왔다고 한다. 나이에 얽매이지 않고 사는 사람들이 훨씬 진취적이고 활력 있다고 한다.
 
무작정 과하게 수명에 욕심을 부릴 일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방관하며 남은 인생을 내 버리듯 아무렇게나 살 일도 아니다. 신체적인 나이에 따라 몸을 보호하고 잘 관리하면 우리는 훨씬 행복하게 늘어난 수명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얼마나 행복하게 오래 사느냐가 앞으로 남은 우리의 가장 큰 숙제이다. 노인이지만, 좋은 추억만 떠올리며 언제나 중년이라는 생각으로 건강하고 즐겁게 살면 행복하게 장수할 것이다.
 
켄 블랜차드가 쓴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칭찬의 중요함을 일깨워주는 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고래 조련사가 거대한 몸통의 범고래를 조련하면서 잘하면 맛있는 것을 주면서 아낌없이 칭찬을 해 준다.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는 야단을 치지 않고 재빨리 전환해 격려를 해 주니 환상적인 점프와 수중 쇼를 하게 됐다는 이야기이다. 칭찬과 격려가 얼마나 대단한 힘을 갖고 있는지를 제대로 보여줘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이 책을 읽고 있다고 한다.
 
고래도 춤추게 할 만큼 대단한 위력을 지닌 칭찬은 사람에게는 그보다 훨씬 더 큰 영향을 준다. 내가 누군가를 칭찬하면, 그것이 부메랑이 되어 상대도 나를 똑같이 좋은 시각으로 보게 된다. 상대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나 칭찬은 사람과 사람과의 관계를 원만하게 만들어 준다.
 
칭찬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다란 힘을 갖고 있다. 우연히 들은 긍정의 말 몇 마디에 용기를 얻어 자신감을 가지게 되고 자신의 도약을 꿈꾸는 계기를 만들기도 한다. 동화작가 안데르센이 세계적인 동화작가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그를 격려해주고 칭찬했던 어머니의 영향이었음을 누구나 알고 있을 것이다.
 
내가 아닌 다른 사람을 칭찬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우리는 주변에서 누가 잘못을 하면 비난을 하고 꾸중을 하면서도 정작 잘한 일을 칭찬하는 일에는 상당히 인색하다. 습관이 되어 있지 않으니 칭찬을 위한 몇 마디 말도 입안에서만 맴돌다 끝나버리는 경우가 많다. 칭찬을 해 줘야지 하면서도 마음처럼 잘 되지 않는 것은 우리가 그 일을 너무 어렵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넥타이가 참 멋지네요. , 사모님이 미인이라 좋겠네요. , 참 아름다우시네요. 등의 말로 칭찬해 준다면 인간관계가 좋아지고 힘이 날 것이다. 칭찬하는 그 마음이 고스란히 상대에게 전해져 기분 좋은 변화를 만들어 갈 테니 말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긍정의 한마디, 칭찬은 그래서 더욱 소중하고 값진 선물이다.
 
향긋한 쑥 내음 짙은 쑥국을 먹으면 새삼 봄을 느낀다. 자연과 멀어진 도시의 삶은 마치 섬 같아서 자연스레 계절의 변화에 무뎌진다.
 
달래와 냉이, 그리고 쑥은 흙의 숨결을 곱게 받은 봄이 주는 순결한 선물이다. 파아란 보리밭을 건너오던 봄바람, 그리고 그 너머에 아물아물 피던 아지랑이와 푸릇하게 물오른 여린 나뭇가지를 옮겨 다니며 애달피 울던 산새는 오는 봄을 더 짙고 또렷하게 만든다.
 
봄은 냇가에도 온다. 냇가의 봄은 소리와 물빛으로 오는데, 겨울 내내 하얗게 얼어 있던 물이 조금씩 녹아서 흐르는 냇물은 생명을 일깨우는 졸졸졸 소리로 발길을 멈추게 한다. 손을 씻으면 아직 살짝 차가운 듯해도 겨울의 물과는 다른 개운한 느낌을 느낄 수가 있다.
 
봄날의 하루는 그리 길지 않아서, 해가 앞산에 걸리면 서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한다.
 
향긋한 된장찌개와 쑥국은 금방 밥 한 그릇을 비우기에 충분하고 봄을 느끼기에도 부족함이 없다. 그렇게 몇 번 쑥국과 된장찌개를 먹고 나면 봄은 어느새 성큼 와 있다. 날마다 산은 조금씩 푸릇푸릇해지고, 배나무도 하아얀 배꽃을 피운다. 배꽃이 피면, 배꽃 잎의 그 하아얀 물결로 인해 밤에도 길을 환하게 비춘다. 꽃이 질 때면 눈이 오는 듯하고, 꽃잎이 가만가만 내려앉은 하아얀 길은 밟기가 미안하다. 어느새 따뜻한 봄볕 아래에서 단잠을 자는 강아지는 봄을 온 몸으로 느낀다.
 
아침에 일어나니 베란다에 봄볕이 가득하다. 집이 남향이라 겨울에는 볕이 방안까지 들어오지만, 계절이 바뀐 지금은 베란다 문턱을 넘지 못한다. 하지만 봄볕이라 그런지 겨울의 찬 볕과는 사뭇 다르다. 봄이 깊어갈수록 볕은 베란다에서 사라지겠지만, 그 사라진 만큼 봄도 빨리 오는 것이어서 그리 아쉽지만은 않다.
 
아침나절 입을 꾹 다물고 있던 벚꽃이 오후 서너 시쯤 지나자 무슨 약속이나 한 듯이 한꺼번에 꽃잎을 활짝 피웠다. 긴 시간을 번데기로 지내다가 날개를 펴는 나비처럼 꽃잎은 열렸다. 아! 봄날이다.


김병연 / 시인 ·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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