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어릴 때부터 엄마, 아빠, 매니저, 튜터와 함께 굉장히 바쁘게 다녔어요. 지금은 같이 연주하고 싶은 오케스트라, 듀오 파트너와 사랑하는 레퍼토리를 짜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할 수 있죠. 그래서 예전보다 매 연주를 훨씬 즐기며 하는 것 같아요."
내년 데뷔 35주년을 맞는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은 9일 서울 서초구 코스모스아트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20대 때보다 40대가 된 지금 음악을 더 즐기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990년 9세에 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의 협연으로 화려하게 세계 무대에 데뷔했다. '신동의 아이콘'으로 불린 그는 어느덧 35주년을 앞뒀다.
12월이면 한국을 찾곤 했던 사라 장은 올해도 이달 서울을 비롯해 성남, 울산, 고양, 익산, 청주, 인천, 대구, 경주, 평택, 부산, 광주, 강릉 등 13개 도시에서 공연한다. 서울 공연은 29일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린다.
이번 투어에서는 브람스와 프로코피예프의 작품을 중심으로 한 무대를 선보인다.
브람스의 초기작인 소나텐사츠 c단조와 그의 마지막 바이올린 소나타인 소나타 3번, 프로코피예프 소나타 2번을 연주한다.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함께 한다.
사라 장은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지금은 바쁘게 무조건 다니는 것보다 자신에게 의미 있는 연주를 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큰 오케스트라와 협연하거나 큰 공연장에 오르는 것보다 '오늘은 정말 음악적으로 완벽하게 행복했다'고 느끼는 것이 의미 있는 연주라고 강조했다.
그는 다만 "그렇게 느낄 때가 많지는 않다. 매일은 아니다"라며 "협주곡이든 리사이틀이든, 연주뿐 아니라 너무나 많은 요소가 작용한다. 저도 준비가 잘 돼 있어야 하지만 지휘자, 오케스트라 멤버, 피아니스트 파트너와 호흡도 잘 맞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특히 관객과의 호흡이 같이 숨을 쉬는 것 같을 때가 가끔 있다"며 "그런 연주는 마법처럼 기억에 남는다"고 덧붙였다.
사라 장은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끝나고 엄마가 엄마 생일, 제 생일, 추석, 크리스마스를 처음으로 같이 즐길 수 있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아무리 바쁘게 다녀도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균형이 잘 잡혀있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가족과 함께하는 것과 연주하는 것의 균형을 잡으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아직 완벽하게 찾지는 못했지만요."
사라 장은 브람스를 가장 사랑하는 작곡가로 꼽으면서 "너무 로맨틱해서 좋다. 브람스는 마음속에서 쏟아지는 대로 연주해도 괜찮다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유를 주는 작곡가는 많지 않다. 조도 로맨틱한 사람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12월 한국에 오는 것을 좋아한다"며 "이 세상에서 무엇이 돌아가든 저는 음악가로서 무대에 서서 연주하는 것이 즐겁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