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연합뉴스) 1945년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미국 원자폭탄으로 피해를 본 히로시마 지역 피폭자 후손들이 일본 정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2심에서도 패소했다고 교도통신이 13일 보도했다.
히로시마고등재판소(고등법원)는 이날 원폭 피해자 자녀인 이른바 '피폭 2세' 등 27명이 국가가 피폭 2세 지원을 제대로 하지 않는 것은 헌법에 위반된다며 국가에 1인당 10만 엔(약 94만원)의 배상을 요구한 소송에서 1심에 이어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피폭자와 피폭 2세는 원폭 방사선 영향에서 의학적·과학적으로 현저한 차이가 있다"면서 국가가 피폭 2세를 원폭 관련 의료비를 지원하는 원호(援護) 대상으로 하지 않은 것에 대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원고는 피폭자와 피폭 2세 간 지원에 큰 차이가 있는 것은 불합리한 차별이라며 법 앞에 평등을 규정한 헌법을 위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일본 정부는 '피폭자보호법'에 근거해 원폭 피해자에게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지만, 피해자 자손은 이 법의 적용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앞서 나가사키 지역 피폭 2세 등도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도 1, 2심에서 모두 패소해 최고재판소(대법원)에 상고했다.
나가사키지방재판소(지방법원)는 2022년 10월 나가사키 피폭 2세들이 국가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피폭자보호법'에 따른 지원 대상은 입법부 재량에 따라 결정된다고 판단하고, 이 법의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 차별적 대우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