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개혁신당 이준석 의원과 허은아 대표가 공개 충돌했다. 인사 문제가 발단이었지만, 양측의 해묵은 갈등과 조기 대선 가능성을 염두에 둔 당내 주도권 다툼이 배경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번 충돌은 허 대표가 이 의원의 측근인 김철근 전 사무총장 등을 지난 16일 전격 경질한 데서 시작됐다.
허 대표와 김 전 총장은 그간 당 운영 방식 등을 두고 이견을 보여왔는데, 지난달 28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허 대표에게 사전 보고 없이 사무총장의 권한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당헌·당규를 개정하려 한 것이 직접적인 계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전 총장은 이 의원의 국민의힘 대표 시절 정무실장을 지낸 측근으로, 이 의원이 개혁신당을 창당하면서 사무총장직을 맡았다.
허 대표가 김 전 총장을 경질하자 당직자 노조는 성명에서 "당무 비상사태"로 규정하며 "허 대표가 2기 지도부로 선출된 7개월여간 계속된 비전과 전략의 공백, 당보다 개인을 앞세운 '선사후당'의 정치가 오늘의 사태를 몰고 온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18일 페이스북에 "그 사안에 대해 오랜 기간 누차 반대 의견이 전달되고 노정됐는데도 정국이 혼란스러운 중에 전격적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사무처 당직자 등으로부터 공론화된 것"이라며 "당사자가 바로 잡고 신속히 결자해지하기를 기대한다"고 적었다.
이 의원은 전날에도 페이스북에 "개혁신당의 최근 당직 인선과 관련해 허 대표에게 어떤 의견도 개진한 바 없고 어떤 소통도 한 바 없다"며 "자기가 사고쳐놓고 누구한테 뒤집어씌우나. 알아서 고립무원의 지위에 놓인 사람이 결자해지해야 한다"고 허 대표를 정조준했다.
허 대표 측 관계자는 통화에서 "사무총장 인선 같은 주요 사항을 다른 지도부와 논의하지 않고 대표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는 없다"며 "김 전 총장 경질 건은 동의 여부와는 별개로 지도부와 상의해 결정했다"고 주장했다.
당내에서는 이번 인사 갈등은 표면적인 이유일 뿐, 창당을 주도한 전직 대표인 이 의원과 허 대표 사이에 쌓여있던 앙금이 작용한 것이라는 반응이 나온다.
탄핵 국면에서 조기 대선 가능성이 커지면서 양측이 주도권 다툼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개혁신당의 간판 정치인인 이 의원은 내년에 만 40세로 대선 출마가 가능해진다.
당 관계자는 "조기 대선으로 가는 국면에서 사실상 두 사람이 당권 다툼을 하는 것"이라며 "두 사람이 서로 갈등을 풀고 함께 가는 것이 가장 당에는 좋은 방향"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