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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볼턴 "트럼프의 우크라 종전안, 푸틴에 대한 '항복'에 가까워"

폴리티코 인터뷰…"미국의 나토 탈퇴로 이어질 가능성도"
당국자 "속도 앞세우면 러측에 무자비하게 이용당할 것"


(서울=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첫 집권기에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지낸 존 볼턴은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전쟁 종식 방안이 '항복'에 가까운 구상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20일(현지시간) 보도된 폴리티코 유럽판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전쟁 종식을 위해 제안한 방안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목표에 굴복하는 것에 매우 가깝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이번 종전 협상이 미국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탈퇴로 이어질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가 나토에서 탈퇴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아직 안하고 있다"며 "하지만 서막이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휴전과 함께 협상이 시작되고 우크라이나는 나토에 가입하지 않기로 합의할 것이라며 "이는 크렘린궁이 작성할 법한 합의안"이라고 꼬집었다.

아울러 그는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평화유지군을 배치할 수 있다는 키어 스타머 총리의 제안에 대해선 반대 입장을 밝혔다.

그는 "유엔의 경험으로 볼 때 일단 평화유지군을 배치하면 (파병 지역의) 영구적인 일부가 될 수 있다"며 "그 경우 일정 시간이 지나면 우크라이나를 사실상 분할하게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럽이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이 합의하는 계획에 관여하기보다는 무기 지원을 보강해 우크라이나를 강력히 지원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라며 "휴전 협상을 반드시 해야 한다는 절대적 의무는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개별 국가들은 그들이 가진 힘의 위치에서 말한다"며 "유럽의 주요 국가들은 독자적으로 의견 표명을 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정책을 수행하지 않는다"며 그보다는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과 대화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도 조언했다.

특히 그는 루비오 장관이 상원의원 당시 나토를 옹호하는 입장이었다고 짚은 뒤 "이제는 그런 마코 루비오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하지만 시도해볼 만한 가치는 있는 것 같다"고 했다.

볼턴은 트럼프 행정부 1기 당시 대북 비핵화 전략 등 외교 정책을 둘러싸고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하다 보좌관직에서 사임한 뒤 대표적 반(反)트럼프 인사가 됐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가 종전 합의를 서두를 경우 러시아에 이용만 당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왔다.

과거 '민스크 협정' 등 러시아가 포함된 휴전 협상을 지켜본 한 외교 당국자는 이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한 인터뷰에서 미국 협상가들이 지속 가능한 합의보다 속도를 우선시한다면 러시아 측에 무자비하게 이용당할 것이라며 "지름길을 택하려 한다면, 그것이 전쟁을 끝내려는 좋은 의도를 가졌다 하더라도 결국 전쟁을 장기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순진한) '성가대 소년들'(choir boys·신앙심이 깊고 사회의 규율을 잘 따르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쓰는 말)의 협상이 아니다"라며 "이를 위해선 준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빠져나갈 구멍이 없도록 '완벽한 협정'을 체결하는 데에는 몇 년이 걸릴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어 러시아를 상대하는 협상가들은 "러시아 측만큼 강인해야 하고, 사실관계에 대한 준비가 잘 되어 있어야 한다"며 "그래야 자신의 견해를 사례로 뒷받침된 근거를 들어 제시할 수 있고 이를 문서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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