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반가운 여행의 계절이 돌아오고 있다. 누구나 여행이라는 말을 들으면 가슴이 설렌다. 왜 그럴까. 여행을 찌든 일상에서의 탈출, 스트레스의 해소, 재충전의 수단으로 생각하기 때문일 것이다. 물론 그것만으로도 여행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일상을 살면서 거의 비슷한 일을 반복적으로 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생각이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새장 안 새의 신세로 전락한다. 오랫동안 새장 안에 갇힌 새는 자신이 과거 창공을 자유롭게 날아다녔던 기억을 잊는다고 한다. 새장 안에 갇힌 새를 갑자기 풀어 놓은들 이미 나는 방법을 잊어버린 새에게 창공은 아무 의미가 없다. 여행은 우리에게 날갯짓을 잊지 않도록 하는 필수 교육 과정이다. 우리에게 여행이 없으면 아주 답답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어 세상 그 누구도 가까이 하지 않으려 할 가능성이 있다. 모든 것을 자신만의 관점으로 평가하고 도무지 세상과 타협할 줄 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은 일상을 살면서 비슷한 일만을 반복적으로 하여 생각이 고정된 틀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여행은 우리에게 견문을 넓혀주고 생각의 자유를 허락함으로 답답하고 고리타분한 사람이 되지 않게 만든다. 그러나 무조건 일상에서
직선은 두 개의 점을 잇는 가장 짧은 하나의 선이다. 우리는 이제 너무도 직선에 친숙하다. 직선적 환경이 우리를 지배하고 있기 때문이다. 낮에는 사냥하고 밤에는 쉬던 시대의 시간은 낮과 밤으로 구별되어 반복적으로 찾아오는 것이었다. 그러나 욕구의 증가는 시간을 톱니바퀴로 표시하는 직선의 시간으로 바꾸어 놓았다. 시간은 한번 가면 돌아오지 않게 되었다. 결국 단위시간에 누가 더 많은 것을 갖는가를 계량하게 되고, 크고 작음의 비교는 한없는 욕망을 만들어 나갔다. 결국 기준이 되는 직선의 수가 점점 늘어나서 수많은 직선의 감옥에 갇혀 살고 있는 것이 오늘날 우리들이다. 물은 언제나 낮은 곳을 찾아 직선으로 움직인다. 폭포가 그렇고 유리창의 빗물은 직선을 그린다. 하지만 강물은 굽이굽이 돌아 흐른다. 높은 산정에 올라 시원한 바람에 땀을 식히며 내려다보면 저 멀리 구불구불 은빛으로 반짝이며 흐르는 강물을 보게 된다. 평탄한 평야에서도, 산과 산 사이에서도 구불구불 흐르는 강은 평화를 느끼게 한다. 구부러진 강은 물을 공급하여 주변에 마을을 만들었다. 강은 휘어져 흘러 대지를 적시고 생명을 키운다. 강은 굽어서 온전히 자기의 역할을 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매년 9월 9일은 장기기증의 날이다. 민간에 의해 시작된 생명나눔 운동이 28년이 지났고 국내에서 장기기증 운동이 법제화 한지도 19년이 되었다. 뇌사를 인정하지 않던 당시정부는 장기기증과 장기이식이 생명을 담보로 하는 장기밀매등 심각한 사회적 현상이 나타나자 부랴부랴 1999년 뇌사등 장기기증에 관한 법률을 입법 예고하고 질병 관리본부에 국립 장기기증 센터를 설치했다. 하지만 햇수로 20년이 되었지만 국내 장기기증 운동은 장기기증의 인식과 활성화의 거브넌스는 뒤로한채 마라톤에서 거북이 걸음을하듯 답보 상태이다. 작년 충주에서 24세 청년이 장기를 기증한 후 사후처리 과정에서 정부와 관계병원에서 나몰라라 행정을 펼치며 강건너 불구경하며 팔짱만끼고 있는 보도가 있자, 장기기증 서약 취소와 함께 후원이 끊어지는등 엄청난 후폭풍이 뒤따랐다. 우리나라와 인구가 비슷한 스페인은 국립장기 이식 관리센터 설립이후 이식과 기증에 16.000명이 넘는 의료와 전문 인력을 교육하며, 지역 코디네이터 사무국은 지역 사회의 중환자실 밖에서 기증기회와 사후 인지 훈련을 통해 세계적인 장기기증과 이식국가로 성장하며 숱한 죽어가는 생명을 살리는 선진국가이다. 무엇보다 장기기증의 선진화
사색하기 싫은 사람은 독서가 당연히 어려울 수밖에 없다. 농담과 유머와 오락으로 가득 찬 세상에서 독서는 분명 고독한 행위이다. 하지만 독서를 통해 우리는 자아와 타자를 정확히 만날 수가 있다. 그때 올바른 관계가 시작된다. 근원을 기억하는 독서, 올곧은 가치관을 지속시키는 독서, 마음의 양식이 되는 독서다. 누군가를 배려하는 알뜰한 당신으로 세우는 것은 바로 당신만의 책이다. 책이 가진 치유, 책이 가진 도전과 모험, 책이 가진 교감의 세계를 믿는다. 독서는 어떤 문제든 차분히 사고하고 해결할 수 있는 능력과 시간과 공간을 뛰어넘는 공존을 선물한다. 책은 우리가 읽고 경험한 것으로 만들어진다. 책과 함께 성장하는 사회가 간절하다. 남들이 보지 않는 곳에서 독서에 열정을 바치는 영혼들이 그립다. 홀로 비밀의 열쇠처럼 빛나는 영혼들이 있으리라. 곱게 물든 단풍잎이 말한다. 우리를 가지고 책의 비밀을 열어보세요. 독서는 끊임없이 강의 발원지로 회귀하려는 연어 같은 거지요. 생명의 근원을 기억해내는, 그래서 그곳에서 다시 알을 낳을 거예요. 노오란 바람을 흔들며 은행잎이 말한다. 당신만의 눈금을 가진 책읽기가 절실하고 거기엔 인내가 필요해요. 그렇게 당신도 한
어김없이 올해도 여름 휴가철이 돌아왔다. 학생들의 방학과 직장인들의 휴가기간이 겹치면서 연인, 가족, 동료, 친구들과 어디로 갈까? 무엇을 할까? 나름 고민들이 많을 것이다. 일상에서의 탈출, 복잡한 도심에서 벗어나 조용히 쉴 수 있는 여행을 꿈꾸는 이들이 적지 않다. 그래서 여행은 힘들긴 하지만 추억이 되고 삶의 활력소가 되는 윤활유이기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이렇게 추억이 되어야 할 여행이 때로는 평생 지우지 못할 악몽으로 기억되는 사례가 있다. 바로 여름철 물놀이 사고이다. 물놀이객은 자신의 수영실력을 과신하지 말고, 적정한 깊이에서만 물놀이를 하여야 하며, 특히 어린이들은 혼자서 수영하는 것을 피하고, 주변에서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항상 지켜보고 있어야 하며 한시도 긴장을 풀어서는 안된다. 해수욕장 등 야외물놀이, 수상스포츠 활동시 구명조끼 등과 같은 안전장비를 반드시 착용하고 물놀이를 즐겨야 하며, 119구조대나 안전요원이 없는 계곡, 저수지, 강변 등에서 물에 빠진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면 직접 구조하기보다는 주위사람들에게 사고사실을 큰소리로 알려 도움을 요청하고 줄이나 허리끈을 엮어 던지거나, 긴 막대를 이용해 익수자를 구조할 수 있고,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가장 많은 사람의 입에 오르내린 화두는 아마도 사랑이 아닐까 싶다. 그리스 신화의 에로스 이야기를 살펴보자. 에로스는 사랑의 화살을 자기 발등에 떨어뜨리는 바람에 인간 처녀와의 사랑에 빠졌다. 그러나 자신은 신(神)이기 때문에 모습을 보일 수가 없어서 밤에만 찾아왔다가 날이 밝기 전에 돌아갔다. 행복에 겨워 있던 에로스의 아내는 어느 날 언니의 이야기를 듣고 밤에만 찾아오는 남편이 혹시 괴물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품게 되었다. 그래서 촛불을 켜 들고 남편의 모습을 확인하는 순간 너무나 잘난 미남임을 보고 자신의 행동을 후회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촛농이 에로스의 얼굴에 떨어져 에로스는 잠에서 깨어났고, 에로스는 믿음이 없는 곳에 사랑은 없다는 말을 하며 자신을 의심한 아내를 두고 집을 영원히 떠났다. 사랑의 본질은 말이나 행동으로의 표현이 아닌 믿는 마음이고 희생이다. 요즘 텔레비전이나 생활 주변에서 사랑한다는 말을 자주 듣게 된다. 좋은 일이겠지만 민망스러울 때가 많다. 더구나 지하철이나 버스 안, 길거리나 공원 등에서 남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껴안거나 볼을 맞대는 젊은이들을 볼 때면 눈살이 찌푸려진다. 더구나 교복을
우리나라의 이혼율은 2000년대 들어 급속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이 같은 추세라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고의 이혼국가 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혼은 가정을 무너뜨리고 가정의 붕괴는 사회 문제와 국가 문제로 비화된다. 이혼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여성의 사회․경제적으로 지위가 향상되고, 시대․사회적 환경 변화가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미국 교육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부모의 갈등과 이혼은 자녀의 학업성취도의 가장 정확한 예측 인자이며, 자녀가 직장생활을 어떻게 할지, 장차 빈곤층으로 살아갈지, 부유층으로 살아갈지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심지어 자녀가 얼마나 자주 병원에 갈 지와 상관관계가 높고, 자녀의 평균수명 및 자녀 결혼생활의 질과 상관관계가 아주 높다는 것이다. 스웨덴의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이혼은 3대까지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이혼율 세계 최고로 반세기를 지나온 미국 학생들의 학력이 천문학적인 교육투자에도 불구하고 왜 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하위인지 짐작이 간다. 소문난 잉꼬부부라고 해도 싸우지 않고 살 수는 없다. 부부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가장 쉬운 일이면서도
겸손이란 남을 존중하고 자기를 내세우지 않는 태도를 말한다. 겸손한 사람은 자신이 잘났더라도 그 사실을 스스로 드러내는 것을 절제한다. 우리 사회에는 학식이 높고 능력도 출중한데 그만큼 평가를 받지 못하는 사람이 가끔 있다. 벼는 익을수록 고개를 숙인다. 능력이 아무리 뛰어나도 겸손하지 못하면 그 능력은 빛을 발하지 못한다. 지식과 능력을 키워 자신감이 충만하고 마음이 사랑으로 가득 찰 때 겸손해지기 쉽다. 사람이 어떻게 하면 겸손할 수 있을까. 첫째, 자기성찰과 반성을 통해 자신의 부족함을 깨닫고 채우기 위해 노력하고 남을 비방하지 말아야 한다. 논어에 세 사람이 걸으면 그 중 분명히 배울 사람이 있다는 말이 있다. 항상 배우는 자세를 견지하고 남을 비방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둘째, 배려를 바탕으로 상대를 존중하고 사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누군가를 대할 때 항상 역지사지의 자세를 가져야 한다. 셋째, 오늘날은 자기 PR 시대이지만, 그것도 교만이나 오만이 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해야 한다. 넷째, 적극적인 역지사지의 자세로 상대방의 장점을 칭찬해야 한다. 겸손은 역지사지에서 나온다. 자신을 낮출 수 있는 사람이 겸손할 수 있고, 겸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인간이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구성원 간에 지켜야 할 약속을 정해 놓았다. 그 약속을 사회규범이라고 한다. 규범에는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타율적 강제적 규범인 법과 양심에 따라 스스로 지켜야 하는 윤리적 자율적 규범인 도덕이 있다. 우리는 사회의 도덕적 가치를 혼란에 빠뜨리는 규범 파괴 현상을 자주 목격하게 된다. 많은 사람들이 내가 우선이고 오직 나만 이라는 착각에 빠져있다. 지금껏 사회를 도덕적인 사회로 지탱한 여러 가지 제약 중 하나가 상호성의 원리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자신이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원칙을 말하는 것이다. 이를 달리 말하면 사람은 누구나 물질적이건 정신적이건 자신이 받은 것에 대한 부담을 갖게 된다. 그것은 유․무형의 빚으로 남아 자신이 되갚을 때까지 의식적이건 무의식적이건 자신의 기억 속에 남아있다. 호의적인 어떤 것을 받은 경우는 물론이거니와 악의적인 그 무엇을 받았을 때도 같은 감정을 갖게 된다. 즉, 누군가가 나에게 피해를 입혔다면 내가 그에게 보복을 할 때까지 마음 한 구석 어딘가에 복수심이 자리 잡고 있다. 만약 내가 다른 사람에게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언행을 했다면, 다른 사람도 내게 비슷한
고사성어에 모야무지(某也無知)라는 말이 있다. ‘어두운 밤이어서 아무도 알지 못한다.’라는 뜻으로, ‘후한서’의 ‘양진열전’서 유래하였다. 중국 후한의 ‘양진’은 형주 자사 에서 동래 태수의 벼슬에 올랐는데, 양진이 형주자사로 있을 때 은혜를 입은 창읍현령 왕밀은 옛 상관이었던 양진을 대접하려고 한밤중에 그에게 황금을 예물로 주었다. 양진은 예물을 거절하면서 ‘나는 그대를 아는데, 그대는 왜 나를 모르는가.’라고 말하자 왕밀은 양진이 일부러 선물을 받지 않는 줄 알고 ‘한밤중이라 아무도 모를 겁니다.’라고 선물을 받으라고 권하였으나, 양진은 화를 내면서 ‘하늘도 알고 땅도 알고 너와 내가 아는데 어찌 아무도 모른다고 하는가.’ 라고 말하였고 이에 왕밀은 부끄러워하며 황금을 다시 가져갔다. 이처럼 중국 후한의 ‘양진’은 공정하고 청렴하여 아랫사람들을 사사롭게 만나지 않았다. 그의 오랜 친구들은 그에게 자손을 위해 재산을 좀 마련하라고 하였으나 양진은 ‘청백리의 자손이라는 명성을 물려주는 것이 더 좋지 않겠는가.’ 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이 고사성어에 비추어볼 때, 최근 일부 공직자가 직무관련자로부터 금품을 수수하는 등의 비위행위가 발생하여 구설수에 오르고 있